성인 남성 악력의 6배…원전 해체까지 넘보는 ‘괴력 로봇손’의 정체

전 세계가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대부분의 관심사는 ‘얼마나 사람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가’에 쏠려 있습니다. 그런데 한 국내 기업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정교함 대신 ‘괴력’을 택한 겁니다. 성인 남성 악력의 6배에 달하는 로봇손을 개발한 케이엔알시스템 이야기입니다.

1. 성인 남성 악력의 6배, 300kgf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코스닥 199430)은 지난 27일 자사가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에 탑재할 로봇손 제작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로봇손의 최대 악력은 300kgf. 평균 성인 남성의 악력이 40~50kgf 수준인 걸 감안하면, 사람보다 약 6배 강한 힘으로 물건을 움켜쥘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산업용 로봇손 최초로 강한힘과 섬세함 동시 구현

크기도 일반 성인 손의 약 2배에 달하는데, 단순히 힘만 센 게 아니라 무거운 물체를 변형 없이 강하게 움켜쥐면서도 손끝으로는 작은 물체를 정밀하게 집어내는 동작까지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강한 힘’과 ‘섬세함’을 동시에 갖춘 산업용 로봇손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2. 왜 다들 ‘정교함’을 좇을 때, 이 회사는 ‘힘’을 택했나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손은 사람과 닮은 정교한 동작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물건을 섬세하게 집고, 도구를 다루는 능력에 집중해온 겁니다. 그런데 이런 손들은 정작 실제 산업 현장에서 요구되는 강한 힘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남들이 정교함에 집중할 때 고중량 산업용 로봇손 선점

케이엔알시스템은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유압시스템 전문기업입니다. 원전 해체, 심해 작업,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 극한 환경용 로봇을 오랫동안 만들어온 회사죠.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남들이 정교함에 집중할 때 오히려 ‘고중량 작업’이라는 틈새시장을 정확히 겨냥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3. 목표는 최대 600kg을 드는 ‘슈퍼휴머노이드’

이 로봇손은 사실 더 큰 프로젝트의 일부입니다. 케이엔알시스템이 2025년부터 개발해온 ‘슈퍼휴머노이드’는 다섯 손가락의 로봇손과 로봇팔을 갖춘 이족보행 대형 로봇으로, 전동 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최대 600kg을 드는 ‘슈퍼휴머노이드’ 로봇손

목표 가반하중(들어올릴 수 있는 무게)은 최대 600kg. 이는 현재 공개된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대비 10배 이상의 수치입니다. 참고로 중국 로봇에라의 ‘스타(STAR) 1’은 160kg, 독일 뉴라로보틱스의 ‘4NE1’은 최대 100kg을 들어올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로봇 크기는 높이 2.5m, 폭 1.5m로 설계됐고, 협소한 출입구도 통과할 수 있도록 전고를 2.7m 이하로 맞췄습니다. 원격 조작과 실제 탑승 조작이 모두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이 로봇이 겨냥하는 무대는 원전 해체, 재난 현장, 건설, 수중 작업처럼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고온·고방사선 등 극한 환경에서 고중량물을 다뤄야 하는 현장입니다.

4. 양산은 어떻게 — 서진시스템과의 역할 분담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게 실제 양산 체계입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2025년 말 서진시스템과 ‘AI 로봇 파운드리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이번 로봇손 완성과 함께 서진시스템의 베트남 생산공장에 필요한 설비를 구축하고 글로벌 고객 대상 양산체계 인증까지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역할 분담도 명확합니다. 케이엔알시스템이 로봇손의 개발과 영업을 맡고, 서진시스템이 실제 생산·제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업 지원을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로봇손을 완제품 부품으로 외부에 공급하는 사업 모델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5. 이 소식, 어떻게 봐야 할까

첫째, 아직은 ‘개발 완료’ 단계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봇손 자체는 제작을 마쳤지만, 이를 탑재할 슈퍼휴머노이드 완제품은 2026년 연말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상용화와 대량 공급까지는 추가 검증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둘째,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미 글로벌 레퍼런스를 보유한 기업입니다. 앞서 미국 MOOG,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에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신생 기업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셋째, 자금 조달 움직임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회사는 지난 2월 158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리픽싱 조건 없이 발행하며 슈퍼휴머노이드 개발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개발 투자가 실제 매출과 수주로 이어지는 속도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며

전 세계가 ‘사람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는 로봇’을 좇는 사이, 케이엔알시스템은 ‘사람보다 6배 강한 로봇손’이라는 다른 답을 내놨습니다. 반세기 유압기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전 해체나 재난 현장처럼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에 투입될 괴력 로봇을 그리고 있는 셈입니다. 2026년 연말 공개될 슈퍼휴머노이드가 실제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여러분은 ‘정교한 로봇손’과 ‘힘센 로봇손’ 중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더 많이 쓰일 쪽은 어디라고 보시나요? 의견 남겨주세요.


본 글은 공개된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 제공 목적의 글이며, 특정 기업이나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상용화 및 양산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관련 소식은 별도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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